경기가 좋지 않을 때 매출과 이익이 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주식 종목을 '죄악주'라고 합니다. 죄악주는 술, 담배, 도박, 게임, 대부업, 성 관련 상품 등과 관련된 사업 분야를 말합니다. 불경기에는 우울한 사람들로 인해 술과 담배의 소비가 늘어나고 경제난으로 출산을 피하기 위해 콘돔 소비량이 늘어나 죄악주의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목들은 경기 침체나 불황 시에 비교적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 인해 불황일 때 선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1.영화는 호황산업이다
하지만 영화산업은 죄악주와는 조금 다릅니다. 영화산업은 불황산업으로 분류되곤 하지만 경제가 호전될 때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오랫동안 영화산업이 불경기에 실제로 매출이 오르는지를 연구해왔습니다. 그 결과, 영화 관람은 다른 일반적인 재화처럼 소득과 가격에 탄력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소득이 줄어들면 영화 관람객도 줄어들고 영화 티켓 가격이 싸지면 더 많이 본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미국의 경제학자들은 향후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소비자신뢰지수가 높아질 때 영화관람 등 서비스 관련 지출이 높아지는 것을 증명해냈습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미국의 경제 상태를 나타내는 경기선행지수의 하나로 매월 5000여 가구를 대상으로 현재 경제 전반의 물가, 지출 패턴, 구매 조건 등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응답을 수집해 발표하는 지표입니다. 소비자신뢰지수가 높아질 때 영화 관람 등 서비스 관련 지출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영화산업은 불황보다는 경기 호전과 밀접한 산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2.경제적 분위기와 선호 영화의 관계
윌리엄 매킨토시 등은 1960년부터 1990년까지 미국 텔레비전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사회의 위험도가 높아질 때마다 진중한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영화나 드라마의 내용뿐 아니라 음악이나 배우의 선호도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패티존은 1955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 오른 발라드 곡들을 분석한 결과, 사회 경제적 위협이 높아질수록 발라드 음악의 가사가 보다 편안해지고 의미있어지며 로맨틱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대중문화 인물들의 외모에도 이러한 영향이 미친다는 것입니다. 패티존의 분석 결과 경기가 나쁠수록 사람들은 성숙한 인상을 가진 가수들을 선호하고, 경제 상황이 좋을 때에는 아기와 같은 동안을 지닌 가수들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또 오락물에서도 폭력적인 내용이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에로틱한 성인물의 대한 변화입니다. 사회적 위험이 높아질 수록 불황일수록 성인물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사회적 위협이 높아지면 사람들의 정신적 피로도는 매우 높아지는데, 이 때 적절한 수위의 성인물은 사람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여겨진다는 것입니다. 경제적 분위기와 영화의 관계를 살펴보면, 경기가 나쁠수록 사회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진중한 이슈를 다루는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증가하고, 발라드 음악의 가사가 편안하고 로맨틱해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또한 경기가 나쁠수록 성인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사회적 위협이 높아질 때 사람들의 정신적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성인물이 선호되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3.경제적 분위기와 영화 흥행의 관계
위와 같은 미디어 분석에서 사회적 위험은 다양한 위험을 반영해 측정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폭넓은 방식으로 측정한 사회적 위험과 경제적 위험을 분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사회적 위험과 경제적 위험이 사람들에게 가하는 위협의 성질이 조금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갑자기 발생하는 우발적인 위협, 인간이 가하는 직접적인 위협, 그리고 우리를 두렵고 화나게 하는 위협에 대해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반발하게 되어있습니다. 범죄나 테러와 같은 폭력은 이러한 범주의 위협이기 때문에 인간은 이것에 본능적으로 저항하고 반응합니다. 즉 경제적 불황은 폭력이나 테러에 비해 너무나 익숙한 그리고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위협이고, 사람들도 상대적으로 덜 지향적이라는 것입니다. 경제적 분위기와 영화 흥행의 관계를 살펴보면, 경제적 불황 시에는 심각한 영화들이 더 많이 제작되지만 수요는 그에 비해 별로 부응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즉, 불황기에 심각한 영화가 더 흥행할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이 늘어나지만, 수요는 그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습니다. 영화 기획시 경제 상황에 대한 과도한 기대로 헛발질을 한 셈입니다. 따라서 개별 영화들의 특성에 따라 흥행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죄악주는 경기가 좋지 않을 때 매출과 이익이 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주식 종목을 의미합니다. 영화산업은 불황산업으로 분류되지만 경제가 호전될 때 매출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며, 경제적 분위기와 영화의 관계에서는 경기가 나쁠수록 사회적 위험이 높아지고 성인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또한 경제적 분위기와 영화 흥행의 관계에서는 불황기에는 심각한 영화가 더 많이 제작되지만 수요는 그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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